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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당불내증과 발효유가 잘 맞는 이유(안전성,조절,흡수)

by think60907 202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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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우유
신선한 우유

 

유당불내증은 전 세계 성인의 약 65% 이상이 경험하는 흔한 대사적 질환으로, 소장에서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의 발현 저하가 원인입니다. 락타아제 활성이 부족할 경우, 유당이 분해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하여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가스와 유기산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복부팽만·가스·설사 같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관찰되는 흥미로운 사실은, 동일한 유제품이라 하더라도 발효유(요구르트, 케피어, 숙성 치즈 등)는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비교적 잘 받아들여진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발효 과정에서 유당의 사전 분해, 발효유 속 미생물의 효소적 기능, 대사산물의 체내 흡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발효 과정의 유당 사전 분해와 효소 안정성

발효유가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적합한 첫 번째 핵심 이유는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미리 분해된다는 점입니다. 발효 과정에 관여하는 대표적 유산균 Lactobacillus bulgaricus와 Streptococcus thermophilus은 β-갈락토시다아제(락타아제)를 생산하며, 이 효소는 유당을 포도당과 갈락토스로 분해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효유의 최종 유당 함량은 원유보다 현저히 낮아집니다. 예를 들어, 일반 우유 100ml에는 약 4.5~5g의 유당이 포함되지만, 동일한 양의 요구르트에서는 약 2~3g으로 감소합니다. 숙성 치즈의 경우 제조 시 유청과 함께 대부분의 유당이 제거되고, 숙성 과정에서 추가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실상 유당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발효유 속에 존재하는 락타아제가 섭취 후 위를 거쳐 소장에 도달할 때까지 부분적으로 활성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연구에서 요구르트의 락타아제는 위산(pH 2~3)의 환경에서도 일정 수준 안정성을 유지하여, 소장에서 유당 분해를 보조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즉, 발효유는 단순히 유당 함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소화 과정에서 직접 효소를 공급하는 ‘기능적 보충제’ 역할까지 담당한다는 것입니다.

발효유 속 프로바이오틱스의 장내 대사 조절 기능

발효유는 단순히 유당 분해 효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를 포함하고 있어 장내 대사 과정을 조절합니다. 발효유에 흔히 존재하는 Lactobacillus acidophilus, Lactobacillus casei, Bifidobacterium bifidum 등은 장내에 남아 있는 유당을 추가적으로 분해합니다.

1. 유당 추가 분해 및 가스 생성 억제 일반적으로 유당불내증 환자의 증상은 대장 내 세균이 유당을 발효하여 수소, 메탄,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를 과도하게 생성할 때 나타납니다. 그러나 발효유 속 프로바이오틱스는 유당을 젖산으로 빠르게 전환하여 가스 생성을 억제합니다. 이 과정은 대장 내 발효 시간을 단축시켜 증상 발현을 최소화합니다.

2. 장내 pH 조절과 미생물 균형 개선 발효유 섭취 후 생성되는 젖산은 장내 pH를 낮추어 유해균(예: Clostridium spp.)의 성장을 억제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합니다. 이로 인해 유당불내증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이 개선됨을 볼 수 있습니다.

3. 장 점막 및 면역 조절 일부 발효유 속 균주는 장점막에 부착하여 점막 면역 반응을 조절합니다. 이는 장내 염증 반응을 줄이고, 소화 효소의 활성화를 돕습니다. 특히, Bifidobacterium은 장내 면역글로불린 A(IgA) 생산을 촉진해 소화기 내 환경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발효유 대사산물의 생리학적 특성과 흡수 효율

발효유가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적합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사산물의 특성과 이들이 체내에서 흡수되는 방식 때문입니다.

1. 젖산(Lactic acid) 발효유 속 주요 산물인 젖산은 이미 소화가 완료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삼투성 설사를 일으키는 유당과 달리 신속하게 체내에 흡수된다. 이로 인해 대장에서의 삼투압 증가가 방지되어 설사 위험이 줄어듭니다.

2. 갈락토올리고당(GOS)와 프리바이오틱스 발효 과정에서 일부 유당은 갈락토올리고당 형태로 전환되는데, 이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내 미생물 균형을 개선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러한 프리바이오틱스 효과는 유당불내증 증상의 완화뿐 아니라 장 건강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발효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펩타이드와 자유 아미노산은 소화가 용이할 뿐 아니라, 일부는 혈압 조절이나 항산화 효과를 가진 생리활성물질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발효유는 단순한 소화 보조 식품이 아니라 기능성 식품의 성격을 동시에 지닙니다.

4. 비타민과 미량 영양소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비타민 B군(특히 B2, B12)과 K2는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하는 기능도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결국 발효유는 유당 함량 감소와 더불어, 체내 흡수와 대사 과정이 우유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증상을 최소화하면서 영양학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당불내증 환자가 발효유를 비교적 잘 소화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분해되어 잔존량이 적고, 락타아제 효소가 소화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둘째, 발효유 속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 미생물 환경을 조절하여 유당 발효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는 것입니다. 셋째, 발효유 대사산물은 체내 흡수가 용이하고, 소화 부담을 줄이며, 오히려 장 건강과 면역 조절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결 론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발효유는 단순한 대체 음료가 아니라, 소화 부담을 줄이고 장내 건강을 개선하는 기능성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 개인별 장내 미생물 다양성과 락타아제 결핍 정도에 따라 반응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소량 섭취 후 증상을 관찰하면서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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